[Blue Archive] I Became a Superhero in Kivotos

Chapter 4



1.

[최근 몇 주간 연방학생회장의 부재가 지속된 가운데 키보토스 전역의 인프라를 관리하던 생텀타워가 완전히 기능을 정지함에 따라 도시 전반적인 치안이 급격히 나빠지는 경향을-]

[중앙의 통제가 존재하지 않는 혼란 현상, 소위 말하는 무정부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총학생회장의 휘하 직속부대인 SRT 특수학원의 통수권에 관한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으며-]

[이에 각 자치구를 대표하는 학원에서는 총학생회에게 대책과 보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안을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부분의 학원은 무정부 사태가 더 길게 이어질 것을 전망하며 각 학원의 국방을 강화하는 선택을-]

[금일 오전, 교정국에 수감되어 있던 일곱 죄수 중 한명인 ‘코사카 와카모’가 탈옥했습니다. 생텀타워가 가동을 멈추며 도시의 인프라가 마비되어가는 현 실정에서 교정국의 죄수들이 대거 탈옥하기에 이르러 도시의 치안이 더더욱 나빠질 전망이-]

[키보토스 전역의 범죄율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카이저 코퍼레이션은 “이러한 실정을 가만히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며 자사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카이저 사의 대표인 ‘프레지던트’는 키보토스의 치안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시작됐나.”

일전에 엔지니어부에 찾아가 물건 의뢰를 맡긴지 며칠이 지났을 무렵.

서서히 총학생회장의 실종 정보가 세간에 풀려나면서 프롤로그 직전의 사태가 시작되었다.

생텀타워의 가동 중지로 인한 도시 인프라 마비.

각 학원과 자치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범죄.

치안의 붕괴와 무정부 사태의 발생.

각 학원과 자치구를 연결하는 대부분의 인프라를 관리하던 생텀타워가 가동을 정지함에 따라 그야말로 대혼돈의 시대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블랙마켓과 같은 음지가 제대로 활성화되어 있던 키보토스인 만큼 치안이 극도로 나빠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발키리와 SRT는 사실상 힘을 잃었고, 각 학원은 자신의 자치구를 지키는 데에 총력을 쏟아도 힘겨운 상황. 말 그대로 각자도생을 위해 이웃을 외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하겠지.’

게임에서는 제대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인 만큼 나의 짐작이 모두 현실로 일어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뉴스를 시청할 때마다 느껴지는 감각이 도시의 사태가 한없이 극단으로 치닫을 것이라는 희미한 직감을 느끼게 할 뿐.

“움직이려면 지금인가.”

나는 본능적으로 이 순간이 내가 움직여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모든 상황을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일전에 정보를 조사하며 알아낸 것에 따르면 이번 무정부 사태는 향후 키보토스의 혼돈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카이저 코퍼레이션과 총학생회, 그리고 그 외의 군소조직들. 놈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키보토스가 얼마나 불안정한 도시였는지를 알게될 것이다.’

총학생회장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기이한 도시.

그녀가 사라지자 망가져버린,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하는 멍청한 도시.

그것을 두고 각자마다 나름대로 생각하겠지.

누군가는 이 도시를 삼킬 야망을 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자신이 초인의 뒤를 잇고자 할 것이며, 또 누군가는 그저 도시의 혼란을 틈타 소소한 목적들을 이루고자 하겠지.

나는, 놈들이 키보토스를 멋대로 다루려는 행동을 가만히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다.

이제 이곳은 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생명을 품고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내 힘이 과연 어디까지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선생’이 오기 전까지.

나는 온 힘을 다해서 놈들에게 철퇴를 휘두르리라.

띠링-!

그 순간, 쥐고있던 핸드폰에서 모모톡이 왔다는 알림이 울려퍼졌다.

내용을 살펴보니 엔지니어부의 부장인 ‘시라이시 우타하’한테서 온 메시지. 장비의 제작이 거의 다 끝나가니 오후쯤 찾으러 오라는 말이었다.

나는 곧바로 확답하며 다시금 TV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 무정부 사태에 사회 전문가들은 아무리 길어봐야 2주 정도면 종료될 것이라 전망하는-]

“2주라.”

나는 코웃음치며 TV를 종료했다.

게임에서 언급되었던 무정부 사태가 이어진 기간은 자그마치 몇 주.

고작 2주만에 끝날 상황은 아니었다.

“……바빠지겠어.”

나는 다시금 결심을 다지며 집밖으로 나섰다.

2.

엔지니어부. 상담실.

그곳에서 나는 엔지니어부의 부장인 시라이시 우타하와 부원인 네코즈카 히비키와 만났다.

우타하는 나를 만나자마자 미리 꺼내놓았던 내 장비와 함께 설명서를 건네주었다.

“자, 이게 네가 부탁했던 물건이야. 의외로 장비 자체는 간단해서 금방 만들었는데, 장비 내부에 사용된 특수용액을 제조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어.”

“제가 말씀드린 기능은 전부 들어가 있는건가요?”

“당연하지. 그 부분은 안심해도 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서를 읽어내렸다.

대충 요약하자면 이 장비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1. 해당 장비를 손목에 착용하고 버튼을 누를 시 특수용액이 일자 형태로 발사된다.

2. 발사 버튼을 누르는 강도에 따라 용액의 발사 강도 또한 변환이 가능하다.

3. 용액의 총량은 캡슐에 따라 한정되어 있으며 캡슐 내부의 용액 소모 시 즉시 변경해주어야 한다.

4. 해당 용액은 공기층과 접촉 시, 2시간 가량이 경과 시 공기층에 녹아내린다.

“처음 용액의 설계구조에서 난항을 겪었는데 네가 제시해주었던 와이어 캡슐 구조를 쓰니 해결이 되더라고. 이번 장비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형태였던지라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었어.”

“다행이네요. 사실 이 정도까진 기대 안했었는데.”

나는 눈을 반짝이며 우타하가 만들어준 장비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와, 미친. 이게 야스지.

그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웹-슈터’ 그 자체!

나는 우타하에게 한번 사용해봐도 되겠냐 묻고는 곧장 웹 슈터를 착용해 벽을 겨누었다. 그리곤 스파이더맨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손 포즈를 취하자-

촥-!

새하얗다기 보단 잿빛에 가까운 용액이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며 상담실 벽면에 끈끈하게 달라붙었다.

“오…….”

아무리 강하게 당겨봐도 끊어지지 않는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게 되네.”

“어때? 마음에 들어?”

“예. 엄청나게 마음에 들어요.”

기쁨에 못이며 헤실헤실 웃으며 말하자 우타하의 입가에도 마찬가지로 미소가 걸렸다. 내가 신나서 나머지 대금을 지급하려고 하던 순간이었다.

“저기…….”

옆에서 조용히 듣고있던 히비키가 내게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녀가 말했다.

“사실, 내가 한가지 기능을 더 추가했는데…….”

“……예?”

그게 무슨 소리니.

나는 예상하지 못했던 기능 추가에 눈동자를 떨며 히비키를 바라보았다. …설마 폭발 기능이냐?

“사실, 여기 손목 부분의 버튼을 누르면 용액이 폭발하듯이 전방향으로 퍼져나가는 기능을 넣었는데.”

“?”

“…그게 더 멋있어 보여서.”

아니, 그 기능은.

나는 생각지도 못한 수확에 입을 떡 벌렸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펼치듯 날아오는 큰 물체를 막을 때 사용하는 발산 기술!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매번 채용되던 기술을 직접 추가했다고?

히비키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으리라. 이 기술이 얼마나 미친건지!

나는 히비키에게 다가가 손을 덥썩 잡았다.

“너 천재냐?!”

“으, 으응?”

“어떻게 그런 기능을 추가할 생각을……!”

물론 캡슐을 전량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앞으로 꾸준히 사용될 기술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런 점에서 히비키는 그야말로 천재적인 개조를 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신이야!

“나중에 너한테도 의뢰 맡길 수 있어?”

“어? 가능은 한데…….”

“아니다. 지금 미리 상담 좀 하게해줘. 제발!”

“아, 알겠어. 알겠으니까 손 좀 놔…….”

난 놓지 않았다.

이러다가 도망가면 어떡해.

“상담! 빨리!”

“아, 알겠다니까…….”

3.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나는 이후에 히비키와 우타하 두 사람과 나름대로 건설적인 상담을 나눴다.

우타하는 그런 내 모습에 여분 캡슐도 몇병 더 챙겨주며 꾸준히 제작할테니 필요할 때마다 말하라는 대인배적인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 모습에 감동한 나는 그 자리에서 아예 캡슐 보급에 관한 추가적인 계약을 맺어버리고 왔다.

그리고 며칠 간, 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저녁에 블랙마켓으로 향해 웹 슈터의 성능과 적응을 실험하기 위해 끊임없이 적들을 때려눕히고 해치웠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는 밀레니엄 지부 블랙마켓에서는 ‘비질란테’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었다.

아마 정체를 묻는 놈들에게 일개 자경단이라며 소개한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으로 나는 히어로 활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고, 이제 밀레니엄 뿐만이 아닌 더 큰 무대로 나아갈 필요성을 느꼈다.

때마침 마땅한 데뷔 무대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속보입니다! 무정부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범죄가 급증하며 소요사태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키보토스 중앙구에 카이저 PMC 병력이 출몰하여 ‘혼란 진압을 위한 행동, 다른 이유는 없다’는 말과 함께 혼란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습니다.]

카이저. 빌어먹을 놈들이 드디어 행동을 나섰다.

녀석들의 행동에 총학생회가 반발했으나, 이미 총학생회장과 생텀타워를 잃은 총학생회를 발톱 빠진 호랑이로 인식했는지 가볍게 무시하는 카이저 놈들.

게임에서는 결국 놈들이 이 시점에 도시를 지배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지만, 미래엔 결국 놈들은 총학생회를 군홧발로 짓밟고 넘어와 도시를 장악하려고 한다.

아마 내 생각엔 이 순간부터 발키리와 총학생회에 빈틈이 생겨났던 것이 아닐까.

“그럼 막아야지.”

나는 장비와 의상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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